소설 '시한부'는 죽음을 선고받은 인물이 자신에게 남은 시간을 글쓰기로 채워가는 과정을 담은 작가 백은별의 작품입니다. 생의 마지막을 문장으로 기록하는 이 이야기는 단순한 비극 서사가 아니라, 인간 존재의 의미와 창작의 본질을 묻는 철학적 질문으로 확장됩니다. 이 글에서는 백은별 작가의 소개와 함께 소설 '시한부'의 핵심 내용, 감상평, 그리고 이 작품이 남기는 문학적 의미를 깊이 있게 정리합니다.
작가소개
은별은 브런치, SNS, 웹 콘텐츠 등 디지털 공간을 중심으로 활동하며 대중성과 문학성을 동시에 인정받아 온 청소년 작가입니다. 일상과 감정을 섬세하게 포착하는 능력을 지닌 그녀는, 누구나 겪을 법한 평범한 경험을 특별하게 만드는 글쓰기 스타일로 주목받았습니다. 특히 그녀의 문장은 화려하거나 과장되지 않으며, 오히려 절제된 표현 속에서 독자의 마음을 울리는 힘을 지닙니다. 작품 '시한부'는 백은별이 기존의 감성적인 단편 중심의 서사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인간 존재의 근원에 가까이 다가가는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죽음이라는 소재는 이미 많은 작가들이 다뤄온 주제이지만, 백은별은 이를 비극이나 눈물에 의존하지 않고, 매우 조용하고 사유적인 방식으로 새롭게 풀어냅니다. 독자들은 이 작품을 통해 단순한 감동 이상의 것을 경험하게 되며, 그녀의 글이 얼마나 깊은 울림을 줄 수 있는지를 체감하게 됩니다. 그녀는 작가의 말을 통해 “‘시한부’는 나 자신의 감정과 기록을 모두 내려놓으며 쓴 이야기”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이는 곧 그녀의 창작이 단지 이야기 꾸미기를 넘어, 스스로를 치유하고 성찰하는 과정이었음을 말해줍니다. 백은별이라는 이름은 이제 많은 독자들에게 삶의 기록자이자 감정의 통역자로 각인되고 있습니다.
주요 내용
'시한부'는 젊은 여성 작가 ‘하린’이 암 선고를 받고 시한부 판정을 받은 뒤, 남은 삶을 글쓰기로 채워나가는 이야기를 중심으로 전개됩니다. 평범한 일상을 살아가던 하린은 어느 날 의료진으로부터 3개월이라는 시간을 통보받게 되고, 처음에는 극심한 충격과 공포 속에 빠지지만 곧 마음을 가다듬고 삶의 마무리를 위해 ‘기록’을 시작합니다. 소설은 하린이 일기처럼 써 내려가는 글과 그녀의 현실 속 삶이 교차하는 구조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를 통해 독자는 하린의 감정 변화뿐 아니라 그녀 주변 인물들의 반응과 관계의 흐름까지 자연스럽게 따라가게 됩니다. 하린은 글을 쓰며 지난 시간을 되돌아보고, 그 안에서 스스로를 용서하거나 다시 사랑하게 되는 과정을 겪습니다. 작품의 핵심은 ‘쓰는 행위’ 자체에 있습니다. 하린에게 글쓰기는 죽음을 준비하는 방식이자, 살아 있음을 느끼는 유일한 수단입니다. 그녀는 하루하루의 감정, 떠오르는 기억, 미안했던 관계들을 글로 풀어내며 존재의 흔적을 남깁니다. 이 글은 결국 한 독자에게 전달되며, 그녀의 삶이 단지 끝난 것이 아닌, 또 다른 시작으로 연결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남깁니다. 백은별 작가는 '시한부'를 통해 “무엇을 남기고 갈 것인가”라는 질문을 던지며, 삶과 죽음을 선 긋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연속선상에서 바라보게 만듭니다. 삶이 문장이 될 수 있고, 문장이 곧 한 사람의 존재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이 소설은 강하게 증명하고 있습니다.
감상평
소설 '시한부'는 감정적인 폭발보다는 내면의 균열을 따라가는 서사 구조로 독자에게 깊은 울림을 줍니다. 죽음을 앞둔 인물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지만, 이 소설은 끝에 대한 공포나 비극을 강조하지 않고, 삶을 마주하는 태도와 기록하는 자세에 주목합니다. 바로 이 점이 '시한부'가 특별한 이유입니다. 하린이 글을 쓰는 장면마다 독자는 마치 자기 자신이 어떤 상황에 놓였는지를 상상하게 됩니다. 만약 나에게도 정해진 시간이 주어진다면, 나는 어떤 기록을 남길 수 있을까요? 나는 누구에게 무엇을 남기고 싶을까요? 이러한 질문은 단순한 독서 경험을 넘어, 삶의 본질을 되묻는 철학적 독서로 이어집니다. 특히 인상적인 부분은, 작가가 감정을 억지로 끌어내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하린은 극적으로 울거나, 무너지는 방식으로 죽음을 받아들이지 않습니다. 오히려 그 모든 감정을 조용히 앉아 문장으로 정리해 나가는 모습에서 진짜 용기와 강인함이 느껴집니다. 이처럼 절제된 서술 방식은 오히려 독자의 감정을 더 깊게 흔들며, 오래도록 기억에 남게 만듭니다. 소설을 다 읽고 난 뒤, 마음 한편이 조용해지는 기분이 듭니다. 과장된 감동이나 드라마틱한 반전 없이, 인간의 감정과 기록의 의미를 차분하게 되짚어주는 소설. 그것이 바로 '시한부'가 독자들에게 주는 가장 큰 선물입니다.
결론
'시한부'는 겉보기에는 죽음을 다룬 소설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어떻게 살아야 할지를 묻는 의미 있는 작품입니다. 주인공 하린은 시한부라는 절대적인 상황 속에서 자신을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방법으로 ‘글쓰기’를 선택했고, 그것은 곧 자신의 삶을 가장 명확하게 살아내는 방식이 되었습니다. 이 작품은 우리에게 말합니다. 누구에게나 끝은 찾아오지만, 그 끝을 어떤 방식으로 마주할 것인가는 각자의 선택이라는 점을. 그리고 그 선택이 문장이라면, 그것은 누군가에게 살아 있는 흔적이 되고, 또 다른 이에게는 위로가 될 수 있다는 진실을 조용히 알려줍니다. 백은별 작가의 '시한부'는 기록의 힘, 언어의 온기, 그리고 인간의 회복 가능성에 대해 말합니다. 죽음을 중심에 두고 있음에도 삶을 이야기하는 이 작품은 독자에게 깊은 사유와 감동을 선물하며, 오랫동안 기억될 만한 소설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