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국 문학계에서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입소문을 타며 급부상한 작품이 있다. 바로 성해나 작가의 장편소설 '혼모노'다. 인터넷 커뮤니티와 소셜미디어를 중심으로 ‘진짜’를 뜻하는 일본어 혼모노(ホンモノ)를 제목으로 내세운 이 소설은, 현실과 환상, 인간의 욕망과 진실성에 대한 깊이 있는 탐구로 화제를 모으고 있다. 특히 2030 독자들에게 높은 공감을 얻고 있으며, 문단 평론가들 사이에서도 주목할 만한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번 글에서는 '혼모노'의 작가 성해나의 문학 세계, 작품의 주요 내용, 독자와 평론가의 반응을 중심으로 소설을 심층적으로 분석해 본다.
'혼모노'의 작가소개
성해나는 최근 한국 문단에서 독창적인 목소리로 주목받고 있는 젊은 소설가다. 2019년 문학동네 신인상으로 등단한 그녀는, 첫 소설집 '에어'를 통해 날카로운 시선과 감정의 입체성을 보여주며 비평가들의 주목을 받았다. 이어 발표한 장편소설 '혼모노'는 그녀의 문학적 세계가 한층 더 확장되었음을 보여주는 작품으로, ‘진짜’와 ‘가짜’의 경계에 서 있는 인간의 심리를 집요하게 파고든다. 성해나는 디지털 환경에서 살아가는 젊은 세대의 언어와 정서를 세밀하게 포착하며, 독자와의 거리감을 허물고 현실의 민낯을 문학적으로 재현하는 데 집중한다.
그녀의 글쓰기는 과감하면서도 사려 깊으며, 전형적인 서사 구조에 의존하지 않고 실험적인 구성을 택하는 경우도 많다. 특히 인물의 내면을 밀도 있게 파고드는 스타일은, 독자에게 심리적 동조와 불편함을 동시에 안긴다. '혼모노'는 이러한 작가의 특징이 집약된 대표작으로, 현실과 환상, 진정성과 사회적 가면 사이의 긴장을 정교하게 설계해 냈다. 성해나는 인터뷰를 통해 "문학은 현실을 들여다보는 확대경이 되어야 한다"라고 밝힌 바 있으며, 그녀의 작품들은 그 철학을 그대로 구현해 낸다.
책의 내용
'혼모노'는 “진짜 나”에 대한 강박과 그것이 만들어내는 사회적 해체를 다룬 심리소설이다. 주인공 ‘진우’는 겉으로 보기엔 모범적인 회사원이지만,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 끊임없는 의문을 품고 살아간다. 어느 날,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유행하는 '혼모노 테스트'를 접하게 되며 이야기가 본격적으로 전개된다. 이 테스트는 사람의 ‘진정성’을 측정하는 가상의 도구로, 진우는 테스트 결과를 통해 자신과 주변 인물들의 삶을 의심하기 시작한다.
그는 점차 회사 동료, 가족, 친구까지 모두 ‘가짜’처럼 느껴지고, 스스로의 정체성마저 의심하게 된다. 이러한 혼란 속에서 진우는 점점 현실과 단절되고, '혼모노'가 되기 위해 감정과 관계를 차단하는 선택을 한다. 하지만 이 모든 여정은 그를 구원으로 이끄는 것이 아니라 더욱 깊은 고립으로 몰아넣는다. 소설은 진우가 'Y'라는 또 다른 인물을 만나면서 전환점을 맞이한다. Y 역시 혼모노가 되려 했지만, 인간관계와 사회적 존재를 통해 자신을 다시 받아들이는 인물이다. 진우는 이 만남을 통해 '진짜'란 결국 고립 속에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 드러난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혼모노'는 서사적 전개보다 인물의 심리 변화에 방점을 두며, 독자에게 직접적인 메시지를 던지기보다는 생각할 여지를 남긴다. 특히 결말에서는 진우의 선택이 명확히 드러나지 않으며, 독자가 각자의 경험을 통해 해석하도록 여백을 남긴다. 이러한 방식은 현실을 닮은 문학의 미덕으로 평가받는다.
서평
'혼모노'는 읽는 내내 편안함을 허락하지 않는 소설이다. 오히려 의도적으로 불편한 상황과 심리를 조명하며, 독자의 내면을 흔들어 놓는다. 성해나 작가는 진우라는 인물을 통해 현대인의 고독, 자기 검열, 진정성에 대한 강박을 드러내고 있으며, 이는 곧 우리 모두가 직면한 현실이기도 하다. 평론가들은 이 소설을 “감정의 실체를 해체하며, 독자에게 자아를 직면하게 만드는 작품”이라 평가하고 있다.
특히 서사의 몰입도는 절정 없이도 이어진다. 큰 사건 없이도 정제된 문장과 세밀한 심리 묘사로 독자의 감정을 끌고 가는 힘은, 성해나 작가의 서사력과 문체의 힘에서 비롯된다. '혼모노'는 각 문장마다 강한 응축력을 지니고 있어, 반복되는 심리 묘사조차 지루함 없이 흡입력 있게 전개된다. 또한, SNS 시대를 살아가는 이들에게 '진짜 나'라는 질문은 낯설지 않으며, 바로 그 지점에서 이 작품은 더욱 강한 공감과 고민을 불러일으킨다.
일부 독자들은 결말의 모호함을 아쉽다고 평가하지만, 오히려 그것이 '혼모노'의 정체성을 완성하는 장치다. 명확한 해답 없이 끝나는 이 소설은, 삶 자체가 해답 없는 질문이라는 메시지를 문학적으로 구현해 낸다. 독자들은 진우라는 인물을 통해 자신을 비춰보고, 혼란과 고립 속에서도 인간관계의 가능성을 다시 생각해 보게 된다.
결론
'혼모노'는 현대인의 정체성 혼란을 날카롭게 비추는 소설이다. 성해나 작가는 이를 통해 단순한 개인 서사가 아닌, 동시대 사회 전체가 겪고 있는 불안을 문학적으로 풀어냈다. 이 작품은 독자에게 정답을 주기보다, 수많은 질문을 던지며 성찰을 유도한다. 그런 점에서 '혼모노'는 단순한 소설을 넘어, 하나의 사유 체계로서 기능한다.
진짜란 무엇인가, 나는 누구인가,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 우리는 어떻게 존재하는가. 이런 본질적인 질문을 던지며 '혼모노'는 독자에게 문학이 줄 수 있는 가장 강력한 경험을 선사한다. 불편하지만 의미 있는 독서를 원하는 이들이라면 반드시 읽어야 할 작품이다. 지금 바로 서점이나 온라인에서 '혼모노'를 찾아보자. 진짜 나를 마주할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